천경자 전시 리뷰 2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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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경자의 회고, 딸과 고양이, 붓끝에서 태어난 '아름답고도 슬픈' 여성의 초상이
된 이유
(+ 천상의 천경자 작가에게 쓴 나의 편지 공개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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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정/대통령상을 천경자 작가에게 안겨준 작품 |
1. 전시를 다시 찾은 이유
지난 번 전시 관람 후에도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있던 여운.
그래서 두 번째로 다시 찾은
《내 슬픈 전설의 101페이지》 천경자 회고전.
이번엔 조금 더 천천히, 한 작품 한 작품, 그리고 그 안의
사람,
고양이,
꽃들을 오래 바라봤습니다.
특히 스크린 속 인터뷰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작가의 육성이
먹먹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.
“그 작품을 그릴 때 자꾸 눈물이 나오더라고요… 왜 그런지…”
그림 속 한 여인을 그리면서도, 작가 자신은 ‘그 시절 그 자리’에 있었기에
붓질 하나하나마다 서러움이 묻어 있었던 걸까요.
2. ‘딸’과 ‘검은 고양이’ – 작가의 가장 개인적인 고백
유난히 눈에 띄던 작품 속 인물,
짧은 단발머리의 소녀와
검은 고양이.
그림 속 그녀는 어린 나이에 이미 무언가를 감내하고 있는 듯한 눈빛을 하고
있었고,
붉은 치마를 두른 채 고양이를 끌어안고 있었습니다.
“아직 어린 제 딸, 둘째 딸이죠.”
“그림을 그릴 때마다 많이 서럽더라고요…”
이 대사들이 계속 스크린에 흐를 때,
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, 한
어머니의 고백을 듣는
느낌이었습니다.
그녀는 단지 ‘그림을 잘 그리는 여성’이 아니었습니다.
그녀는 삶을 견뎌낸 어머니,
예술가로서의 자아,
여성으로서의 슬픔과 꿈을 모두
붓끝에 담아낸 사람이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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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여인 |
3. 천경자의 붓은 여성의 삶을 어떻게 기억했는가
전시를 둘러보면, 천경자의 여성들은 모두
눈이 크고 깊습니다.
누군가는 그것을 '특유의 스타일'이라고 표현하지만, 저는 그것이
슬픔을 품은 눈이라고
느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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때로는 아름답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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때로는 기이하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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때로는 몽환적인 눈빛들
그 눈동자들은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,
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
듯했습니다.
그것은 아마도 천경자 본인의 고독이었을지도 모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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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재클린 전 아트코치가 전시 관람중에 천상의 천경자 작가에게 쓴 편지 |
4. 관람객의 편지 – 천경자에게 띄우는 헌사
전시 한 켠에 마련된 공간에서는, 관람객들이
작가에게 보내는 편지를 쓸
수 있었습니다.
그중 한 장을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사진으로 남겼습니다.
📜 편지 중 일부:
“당신의 삶과 나의 삶이 겹쳐지며...
삶의 갈피, 고비의 이유를 성찰하고,
내면에서 느끼는 확연한 빛이 됨...”
저 역시 그곳에 앉아 작가에게
짧은 편지를 남겼습니다.
천상의 천경자 작가님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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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기장의 쫑이 모기장의 쫑이의 모습에서는 두 아들을 키우던 나의 지난 시간도 여기에 오버 랩이 되어 작가의 슬픔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100% 감정이입에 공감이 되었습니다. 여성은 모정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으로 재탄생하는 시간이 됩니다. |
5. [공개] 천경자 작가에게 쓴 나의 편지
사랑하는 천경자 작가님께,
오늘 이렇게 많은 작품을 보고, 당신의 90년 삶의 발자취를 따라왔습니다.
슬픔과 고단함, 여성으로서의 억압 속에서도
꿈, 사랑, 생명을 그려낸 당신의 예술은
오늘날 제 마음에도 작은 빛을 남기고 갑니다.그 시절 딸을 품에 안고 그림을 그리던 당신의 모습이
너무나 진하게 기억에 남습니다.당신의 그림은 이제 저에게, 또 많은 이들에게
살아가는 용기와 위로가 됩니다.하늘에서도 그 붓을 놓지 마세요.
감사합니다.
– 2025년 9월 27일, 전시장에서
6. 마무리: 천경자의 '아름답고도 슬픈' 초상
천경자의 회고전은 단순한 ‘그림 전시’가 아닙니다.
그것은 한 여성의, 어머니의, 예술가의 삶이 남긴
시간의 초상입니다.
그리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
조용한 위로와 울림을
줍니다.
🖼️ 그 슬픈 전설의 101페이지.
이제는 우리의 이야기로
이어집니다.
https://www.artontok.kr/2025/09/10-101-2024-9-24-2025-1-25.html
💡 다음 리뷰 예고
3편에서는 천경자의
해외 여성 시리즈와
그녀의
여행과 자유에 대한 철학을
중심으로 다뤄볼 예정입니다.







